
STT 도구 활용이 상담 수련 현장에서 일상화된 지금, '클로바노트로 상담 녹음을 변환한다'는 행위는 단순한 작업 효율의 문제가 아니다. 클라우드 기반 STT는 녹음 파일이 외부 서버를 경유해 처리된다는 구조적 특성을 가지며, 이 사실이 내담자 동의 절차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실제로 많다. 2024년 한국상담심리학회 실태 조사는 이 공백을 수치로 드러냈고, 이제는 절차적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클로바노트의 처리 구조
클로바노트는 사용자가 녹음하거나 업로드한 음성 파일을 네이버 서버에서 처리하는 클라우드 기반 STT 서비스다. 클로바노트 이용약관에 따르면, 음성 데이터의 활용 동의 여부에 따라 무료 사용 시간이 달라지는 구조가 명시되어 있다.
이 구조는 일반 회의·업무 녹음 맥락에서는 사용자 선택의 문제로 처리되지만, 내담자의 민감한 개인 정보가 담긴 상담 녹음에 동일한 방식을 적용할 때는 다른 차원의 판단이 요구된다.
상담자가 클로바노트를 사용할 때 내담자는 자신의 발화가 서버로 전송·처리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그리고 그 사실에 대한 동의가 적법하게 문서화되었는가? 이 두 가지 질문이 실무 층위의 핵심이다.
실태 조사가 드러낸 공백
한국상담심리학회 회원 1,866명을 대상으로 한 강수정·박성현·이지은(2024)의 연구(한국심리학회지: 상담 및 심리치료, 36(4))는 AI 축어록 도구 활용의 실태를 수치로 제시했다.
응답자의 42%가 AI 축어록 도구를 사용한 경험이 있었으나, 그중 사전 동의를 받은 비율은 40%에 그쳤다. 이는 AI 축어록 도구를 사용한 상담자 중 절반 이상이 내담자로부터 충분한 사전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도구를 활용했음을 의미한다.
이 수치는 도구 사용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동의 절차의 구조적 공백이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단순히 '많이들 그렇게 쓴다'는 관행으로 정당화되기 어려운 수준이다.
AI 축어록을 써 본 상담자 중 사전 동의를 받은 비율은 40%였다. — 강수정·박성현·이지은(2024), 한국심리학회지: 상담 및 심리치료 36(4)
윤리강령이 요구하는 것

한국상담심리학회 윤리강령 '내담자의 권리와 사전 동의' 조항은 상담심리사가 내담자에게 상담 과정의 녹음·녹화 가능성, 사례지도 및 교육 활용 가능성을 사전에 설명하고 동의 또는 거부 권리를 고지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그런데 현행 동의서 실무에서는 '녹음에 동의한다'는 포괄적 문구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고, 그 녹음 파일이 외부 클라우드 서버를 거쳐 처리된다는 사실이 별도 항목으로 명시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클라우드 STT 사용 시 동의서는 이 처리 구조를 포함해야 한다. '녹음에 동의'와 '클라우드 서버를 통한 텍스트 변환에 동의'는 내담자 관점에서 다른 정보이기 때문이다.
- 녹음 목적 및 활용 범위 고지 (수련·수퍼비전용임을 명시)
- 외부 서버 전송 여부 및 서비스명 또는 처리 구조 설명
- 녹음 파일 보관 기간 및 삭제 계획 안내
- 수퍼바이저 등 제3자 공유 범위 한정 명시
- 동의 거부 시 상담 진행 방식 안내
- 합의 내용의 서면 문서화
실무 대응 방향
가장 즉각적인 대응은 기존 동의서에 STT 처리 방식 항목을 추가하는 것이다. '녹음 파일을 텍스트 변환 목적으로 외부 음성 인식 서비스에 업로드할 수 있으며, 변환 완료 후 삭제한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클라우드 STT 사용 후 업로드 파일을 즉시 삭제하는 루틴을 만드는 것도 정보 보호 측면에서 중요하다. 변환 완료 후에도 서버에 잔존하는 데이터는 관리 부담이 된다.
만약 클라우드 서버로의 외부 전송 자체를 피하고자 한다면, 로컬 STT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 녹음 파일을 외부로 내보내지 않고 PC 내에서 처리하는 구조로, 처음 한 번 모델을 내려받은 이후에는 인터넷 연결 없이 동작한다. 다만 처리 시간이 실시간보다 길고, 화자 구분은 편집 화면에서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핵심은 내담자가 자신의 발화가 어떤 경로로 처리되는지를 알고 동의했는가를 문서로 입증할 수 있는 절차를 갖추는 것이다.
동의서 양식, 어디서 구하나
상담 녹음 및 축어록 활용에 관한 동의서 양식은 현재 공개된 표준 서식이 학회 차원에서 통일되어 있지 않다. 기관마다 자체 양식을 사용하거나, 수련 지도자의 지침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동의서를 직접 작성하거나 보완할 때는 한국상담심리학회 윤리강령 원문의 '내담자의 권리와 사전 동의' 항목을 기준으로 삼고, STT 처리 방식에 해당하는 항목을 추가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학회 공지와 수련 규정의 최신 변경 사항은 한국상담심리학회 공식 사이트(krcpa.or.kr)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특히 수련 요건이나 보고서 제출 기준이 바뀐 경우, 공지 원문을 확인하지 않으면 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
윤리강령 원문 및 수련 관련 최신 공지는 한국상담심리학회 공식 사이트(krcpa.or.kr)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연구 출처: 강수정·박성현·이지은(2024), 상담자의 비대면 상담 및 디지털 미디어의 윤리적 활용 연구, 한국심리학회지: 상담 및 심리치료, 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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